외상값 2,000만원이 밀린 거래처가 「폐업했습니다」 하고 연락을 끊었어요. 그런데 몇 달 뒤 같은 자리, 같은 간판, 같은 사장님이 새 회사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옛 회사는 재산이 없다고 하는데, 새 회사에는 청구할 수 없을까요?
결론부터 말할게요. 새 회사가 옛 상호를 그대로 쓰면 상법 제42조로, 상호를 바꿨더라도 빚을 피하려고 재산만 옮겼다면 법인격 부인으로 새 회사에 청구할 수 있어요. 다만 둘 다 「대표가 같다」는 사실 하나로는 인정되지 않고, 시효도 회사마다 따로 흐릅니다.
어떤 경우에 되는지, 무엇을 모아야 하는지, 시효는 어떻게 챙기는지 순서대로 볼게요.

새 회사에 옛 거래처 빚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은 몇 가지인가요? 🧭
크게 세 갈래예요. 새 회사가 옛 상호를 계속 쓰는 경우(상법 제42조), 상호는 바꿨지만 옛 빚을 떠안겠다고 알린 경우(제44조), 상호도 바꾸고 재산만 옮긴 경우(법인격 부인)입니다.
세 갈래는 요건과 증거가 달라요. 내 거래처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정해야 무엇을 모을지가 정해집니다.
| 상황 | 근거 | 먼저 확인할 것 |
|---|---|---|
| 같은 상호·간판으로 영업 계속 | 상법 제42조 제1항 | 영업이 넘어갔는지, 책임 없음 등기·통지가 있었는지 |
| 상호는 바꿨지만 「옛 외상도 갚겠다」 안내 | 상법 제44조 | 안내문 원본, 누구에게 어떻게 알렸는지 |
| 상호도 바꾸고 재산만 옮김 | 법인격 부인(대법원 2002다66892) | 옛 회사 재산이 대가 없이 넘어갔는지 |

거래처가 단순히 폐업만 하고 새 회사가 없다면 이 글보다 폐업 거래처 세무 처리가 먼저예요. 그 흐름은 거래처 폐업 미수금 세금처리 글에 정리돼 있어요.
상호속용 책임은 언제 생기나요? 🏷️
영업이 통째로 넘어가고, 넘겨받은 쪽이 옛 상호를 계속 쓸 때 생겨요. 상법 제42조 제1항은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면 양도인의 영업으로 생긴 제3자의 채권에 대해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영업양도」는 재산 몇 개를 넘긴 것이 아니에요. 대법원은 인적·물적 조직이 동일성을 유지하며 일체로 넘어갔는지, 종래 조직이 그대로 기능하는지로 판단하고, 명시적 계약이 없어도 묵시적으로 가능하다고 봤어요(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판결).
「상호를 계속 쓴다」의 범위도 생각보다 넓어요.
- 무단으로 쓰는 것도 포함 — 상호 사용 허락이 없거나 무효여도 상호속용이라는 사실만 있으면 돼요(2007다17123)
- 간판·영업 명칭도 포함 — 상호 자체가 아니라 옥호나 영업표지를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데 쓰면 제42조가 유추적용돼요(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305659 판결)
- 양도 전에 생긴 영업 채무면 충분 — 그 상호를 쓰던 기간에 생긴 채무로 한정되지 않아요(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개인사업자가 사업을 법인으로 바꾸는 경우도 해당할 수 있어요. 영업을 출자해 주식회사를 세우고 상호를 계속 쓰면 영업양도와 비슷하다며 제42조 제1항을 유추적용한 판례가 있어요(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3767 판결).
반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영업을 빌려주는 영업임대차에는 제42조 제1항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다9212 판결). 같은 간판이어도 「가게를 빌려서 하는 중」이라면 이 길은 막혀요.
새 회사가 「책임 없다고 등기했다」고 하면요? 📄
영업을 넘겨받은 뒤 지체 없이 한 등기나 통지만 효력이 있어요. 상법 제42조 제2항은 양수인이 영업양도를 받은 뒤 지체 없이 양도인의 채무에 책임이 없음을 등기하면 제1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해요.
등기 대신 통지도 있어요. 양도인과 양수인이 지체 없이 제3자에게 그 뜻을 통지하면, 그 통지를 받은 제3자에게만 책임이 없어요(같은 항 단서). 내가 그런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면 통지로는 빠져나갈 수 없다는 뜻이에요.
새 회사가 「채권자도 영업양도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어요. 대법원은 채무인수가 없다는 사실까지 알았던 악의의 채권자만 보호에서 빠지고, 그 증명책임은 책임을 면하려는 양수인에게 있다고 봤어요(2007다17123).
나중에 알게 된 경우도 정리돼 있어요. 영업양도 무렵 채무인수가 없다는 걸 몰랐다면 책임이 생기고, 그 뒤에 알게 되더라도 이미 생긴 책임은 사라지지 않아요(2021다305659).
그래서 확인 순서는 이래요.
- 새 회사 등기사항증명서 — 설립일, 본점, 목적, 임원과 함께 책임 없음 등기가 있는지
- 등기 날짜 — 영업을 넘겨받은 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 받은 안내문 — 「옛 채무와 무관하다」는 통지를 내가 받았는지, 받았다면 언제인지
상호를 바꿨다면 새 회사에는 청구할 수 없나요? 🔍
빚을 피하려고 실질이 같은 회사를 세웠다면 청구할 수 있어요. 대법원은 옛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같은 신설회사를 세웠다면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어서, 두 회사가 별개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봤어요(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이 법리는 새로 세운 회사뿐 아니라 이미 있던 다른 회사를 이용한 경우에도 적용돼요(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다94472 판결). 재산이 제3자를 한 번 거쳐 넘어갔더라도 결국 옛 회사 자산을 대가 없이 쓴 것이라면 마찬가지예요(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7다271643 판결).
다만 문턱은 높아요. 대법원은 아래 사정을 함께 따지라고 했어요(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 따지는 사정 | 채권자가 모을 자료 |
|---|---|
| 옛 회사 폐업 당시 경영·자산 상태 | 폐업 전후 연체 이력, 거래처들의 미수 상황 |
| 새 회사 설립 시점 | 두 회사 등기사항증명서의 설립일·폐업일 |
| 옛 회사에서 옮겨진 자산 | 차량·부동산·재고·설비·거래처가 어디로 갔는지 |
| 옮길 때 정당한 대가가 있었는지 | 매매 계약서, 대금 지급 흔적 |
같은 판결은 새 회사를 옛 대표가 지배한다는 사정만으로 면탈 목적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어요. 옛 회사 자산이 대가 없이 옮겨졌거나 유용됐다고 볼 수 없는데도 법인격 남용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도 있어요(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다266294 판결).
새 회사가 안내문으로 「옛 외상도 갚겠다」고 알렸다면 더 쉬운 길이 있어요. 상호를 바꿨어도 영업양도인의 채무를 인수한다고 광고한 양수인은 변제할 책임이 있어요(상법 제44조). 안내문, 문자, 홈페이지 공지는 원본째 보관하세요.
시효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
옛 회사와 새 회사의 시효를 따로 관리해야 해요. 대법원은 옛 회사의 채무와 상호속용 양수인의 채무를 부진정연대 관계로 봤어요(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다225138 판결). 한쪽이 갚으면 겹치는 만큼 다른 쪽도 줄지만, 시효는 각자 흐른다는 뜻이에요.
같은 판결이 날짜를 기준으로 결론을 나눴어요.
- 영업양도 전에 옛 회사 상대 판결을 받았다면 — 그 시효중단·연장 효과가 새 회사에도 미쳐요
- 영업양도 뒤에 옛 회사만 상대로 판결을 받았다면 — 새 회사에는 미치지 않아요
옛 회사 쪽에는 다른 시계가 하나 더 있어요. 새 회사가 제42조 제1항이나 제44조로 책임을 지는 경우, 옛 회사의 채무는 영업양도 또는 광고 뒤 2년이 지나면 소멸해요(상법 제45조). 영업출자로 세운 법인에도 이 2년이 유추적용돼요(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8827 판결).
가상 예시로 보면 이래요. 2026년 1월 10일 납품한 물품대금은 3년 시효가 흘러요(민법 제163조 제6호). 2026년 3월 2일 같은 상호의 새 회사가 영업을 넘겨받았다면, 옛 회사에 대한 청구는 2028년 3월 2일이 지나면 막힙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두 회사를 함께 상대로 청구하는 편이 안전해요.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낼 때 옛 회사와 새 회사를 함께 채무자·피고로 적으면 한쪽 시계만 멈추는 일을 막을 수 있어요. 시효 계산 기본은 상사채권 소멸시효 글에 있어요.
소송 전에 어떤 증거를 모아야 하나요? 📂
「같은 영업이 이어졌다」와 「재산이 넘어갔다」를 보여 주는 자료예요. 상호속용이든 법인격 부인이든 새 회사는 「우리는 별개 회사」라고 다툴 가능성이 커요.

- 두 회사 등기사항증명서 — 인터넷등기소에서 바로 뽑을 수 있어요. 설립일·본점·목적·임원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요
- 간판·명함·홈페이지·전화번호 — 같은 번호, 같은 계좌, 같은 이메일이 쓰이는지 캡처 날짜와 함께 남겨요
- 사업장·직원·설비·거래처 — 같은 주소에서 같은 담당자가 연락하는지, 새 회사 명의 세금계산서가 오는지
- 재산 이전 흔적 — 차량·부동산 등기, 재고·설비가 넘어간 시점과 대가
사업자 상태는 휴폐업 조회로 날짜를 확인해 두세요. 조회 방법은 기업정보조회·휴폐업 조회 글에 있어요.
재산이 대가 없이 넘어간 정황이 뚜렷하면 그 이전 행위 자체를 되돌리는 길도 함께 봐야 해요. 사해행위취소는 안 날부터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 있어요(민법 제406조 제2항). 요건은 사해행위취소소송 글에 정리돼 있어요.
어떤 순서로 청구하나요? 📮
두 회사 모두에 알리고, 두 회사 모두를 상대로 법적 절차를 밟는 순서예요.
| 단계 | 할 일 | 남길 기록 |
|---|---|---|
| 1. 확인 | 두 회사 등기·사업자 상태·간판·연락처 확인 | 조회 화면과 날짜 |
| 2. 최고 | 옛 회사와 새 회사 모두에 내용증명 발송 | 발송본·배달증명 |
| 3. 청구 | 두 회사를 함께 채무자로 지급명령 또는 소송 | 사건번호·송달일 |
| 4. 집행 | 집행권원을 받은 회사의 재산부터 압류 | 압류 대상·결정일 |
내용증명에는 근거를 짧게 적어요. 「귀사는 ○○상사의 영업을 양수하여 같은 상호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위 물품대금을 변제할 책임이 있습니다」 정도면 충분해요. 작성법은 내용증명 작성법 글에 있어요.
새 회사가 다툴 것이 분명하면 지급명령보다 처음부터 소송이 빠를 수 있어요. 지급명령에 이의가 나오면 결국 소송으로 넘어가기 때문이에요(민사소송법 제472조 제2항).
재산을 또 옮기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가압류를 먼저 검토하세요.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재산을 숨기거나 허위로 넘기면 형사 문제도 될 수 있어요(형법 제327조). 이 부분은 강제집행면탈죄 글에 있어요.
자주 놓치는 것은? ⚠️
- 대표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법인격 부인 주장하기 — 재산 이전과 대가를 함께 보여 줘야 해요
- 옛 회사만 상대로 소송하기 — 양도 뒤라면 새 회사 쪽 시효는 그대로 흘러요
- 2년을 놓치기 — 새 회사가 책임지는 경우 옛 회사 채무는 양도 뒤 2년이면 소멸해요
- 임대 영업에 제42조 주장하기 — 영업임대차는 유추적용이 안 돼요
- 「책임 없음」 통지를 그냥 넘기기 — 받은 날짜를 기록해 두면 「지체 없이」인지 따질 근거가 돼요
- 안내문·공지 버리기 — 옛 외상을 갚겠다는 문구는 제44조 근거가 될 수 있어요
정리하면
| 거래처 상황 | 쓸 수 있는 길 |
|---|---|
| 같은 상호·간판으로 새 회사 영업 | 상법 제42조 — 새 회사에 함께 청구 |
| 개인사업자가 같은 상호로 법인 전환 | 제42조 유추적용(96다13767) |
| 상호 변경 + 「옛 외상 갚겠다」 안내 | 상법 제44조 |
| 상호 변경 + 재산만 대가 없이 이전 | 법인격 부인 + 사해행위취소 검토 |
| 같은 간판이지만 영업을 빌린 것 | 제42조 불가, 재산 이전 여부 따로 확인 |
새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지는 결국 「같은 영업이 이어졌는가」와 「재산이 어디로 갔는가」에서 갈려요. 거래처가 폐업 소식을 알린 그날부터 간판·등기·연락처를 날짜와 함께 남겨 두는 것이 가장 값싼 준비입니다.
이 글은 법령과 대법원 판결 원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예요. 실제 사건은 영업 이전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니, 소송 전에는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받을돈연구소 편집팀이 법령·판례 원문과 대조해 검토했습니다(AI 활용).
거래처가 폐업 직전까지 어떤 대금을 얼마나 밀렸는지가 정리돼 있어야 새 회사에 보낼 내용증명도 금액이 분명해져요. 청구스는 청구서별 연체 이력과 안내 발송 기록이 남아, 청구 근거를 날짜순으로 꺼낼 수 있습니다.
📎 다른 매체에서 함께 보면 좋은 글
- 채권관리노트 —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후 미수금, 새 법인이 갚는다며 거래처를 바꿔 달라면? 거래처가 다투지 않고 법인 전환을 알려 온 경우라면, 기존 외상과 새 주문을 장부에서 어떻게 나눠 적고 입금을 어디에 충당하는지가 다음 질문이에요. 채무인수 승낙 범위와 원장 처리를 사례로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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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등기에 청산종결이 표시됐다면 청산종결등기 후 미수금·청산인·잔여재산 확인 순서를 참고하세요.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42조(상호를 속용하는 양수인의 책임)·제43조·제44조(채무인수를 광고한 양수인의 책임)·제45조(영업양도인의 책임의 존속기간)
-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 채무면탈 목적 신설회사, 두 회사 모두에 청구 가능
-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 채무면탈 의도 판단 기준, 대표 지배만으로는 부족
-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다94472 판결 — 이미 설립된 다른 회사를 이용한 경우에도 적용
-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7다271643 판결 — 제3자를 거쳐 자산이 옮겨진 경우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판결 — 영업양도·상호속용의 의미, 채권자 악의 증명책임은 양수인
-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305659 판결 — 옥호·영업표지 속용, 나중에 알아도 책임 유지
- 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3767 판결 — 영업출자로 설립된 회사의 상호속용, 제42조 유추적용
-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0다225138 판결 — 부진정연대채무, 양도 후 판결의 시효 효과는 양수인에게 미치지 않음
-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다266294 판결 — 자산 이전·유용이 없는데 법인격 남용을 인정한 원심 파기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8827 판결 — 영업출자 회사에도 상법 제45조 유추적용
-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다9212 판결 — 영업임대차에는 제42조 유추적용 불가